3월 22일 용궁 역삼점에서 서현이 돌잔치를 하였다.
돌장소를 선택할 때 주안점을 둔 것이 첫째 단독홀일 것, 둘째 부페요리가 아닐 것이었다.
지혜님은 진작부터 홀 가운데 부페가 있고 사방에 룸이 있어 동시에 여러 팀이 돌잔치하는 그런 도떼기시장같은 것은 절대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돌장소를 고르려면 애가 100일일 때 예약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 설마 그렇겠어라고 생각하며 인터넷으로 계속 알아보기만 하였다.
실은 쫑군과 같이 알아보기를 원했는데 쫑군이 작년에 졸업논문 때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기 때문에 나도 흥이 덜 나서 괜히 어영부영 시간만 보낸 것이다.
내가 처음에 생각한 컨셉은 전원주택식의 레스토랑에서 양식 코스요리를 먹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곳은 보통 대중교통이 안좋고 찾기도 힘들뿐더러 값도 비싸다.
그래서 차선으로 생각한 것이 중식 코스 요리였다.
아무튼 10월 초에 중식, 양식 상관없이 분위기 좋고 맛있다는 곳으로 몇 군데 추려서 쫑군의 결재(?)를 받은 후 각 레스토랑마다 전화해봤더니 예약 마감된 곳이 대부분이었다. @.@
그래서 놀란 마음에 허겁지겁 용궁을 예약하였다.(원래 용궁은 2순위였음)
친정엄마는 내가 가보지도 않고 인터넷 후기만 보고 떡하니 돌장소를 예약했다는 것과 중식 레스토랑이라는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일날 코스 요리가 아주 맛있어서 매우 만족해하셨다.
테헤란로에 있는 한국기술센터 21층에 위치한 용궁은 적당히 고급스런 분위기의 중식 레스토랑이다.
우리는 낮에 잔치를 했지만 밤에 하면 야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돌잔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네이버 까페에 가입해서 사람들의 후기를 모두 읽어보았다.
거기에서 돌잔치를 위해 엄마들이 기울이는 엄청난 노력과 정성에 깜짝 놀랐고 부럽고 대단해보이기는 커녕 참 할 짓 없고 쓸데없는데 돈들이는 사람 많다고 생각하였다. -_-+
돌상도 확실히 생화돌상이 예쁘지만 내가 받은 견적 중 최하 55만원부터 최대 300만원까지 있었다.
그런데 이 견적이라는게 웹상에 공개하면 문제된다고 꼭 까페에 가입하고 승인 절차 받은 후 쪽지로만 물어봐야 했다.
난 이것이 귀찮아서 사람들 후기를 꼼꼼히 읽은 후 한 군데 찜해서 견적 확인 후 예약해버렸다.
파티스토리라는 업체였는데 조화돌상이었지만 예뻤고 돌잔치가 지난 지금 생각해도 조화돌상하길 잘한 것 같다.
사실 돌상은 나만 신경쓰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 안쓴다.
용궁에서 케익을 제공하기에 돌상에서 케익은 뺄까하다가 돈 몇 만원때문에 서현이 이름이 들어간 에쁜 2단 케익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에 포함시켜 버렸다.
그리고 포토테이블은 안하려고 했는데 용궁 지배인이 포토테이블이 없으니 좀 썰렁하더라는 얘기에 돌잔치 직전까지 할까말까하고 망설였다.
돌상업체에게 간단하게 하는 대신 싸게 안되냐고 물으니 10만원인데 5만원에 해주겠다는 얘기에 걍 해버렸다.
하고나니 하길 잘한 것 같았다.
출장메이크업으로 유명한 지선메이크업에 아침 9시로 예약을 하였다.
원래 나의 계획은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 쫑군에게 서현이를 재우도록 시키는 거였는데, 시댁식구들이 내가 편하게 메이크업 하게끔 서현이 돌봐준다고 새벽에 대구에서 출발해서 9시에 우리 집에 도착하셨다. 서현이는 낯선 사람들이 와서 시끌벅적하게 하고 엄마는 안보이니 놀랐는지 막 울어댔다. 결국 낮잠도 못자고 우느라 힘을 빼서 서현이가 찡찡대다가 돌잔치 시작하자마자 잠들어버려 서현이 사진이 없다. ㅠ_ㅠ
음.. 그래고 쫑군이 마침 서현이 드레스 입은 걸 동영상으로 남겨놓았군 ^^
메이크업은 눈썹을 붙이니 인상이 너무 강한듯하여 안붙일까 싶었는데 메이크업 하는 사람이 붙이는게 낫다고 해서 붙였다. 이넘의 팔랑귀란.. 쩝.
헤어도 처음에는 가르마없이 하되 볼록볼록 볼륨감을 주어서 뒤로 넘겨 달라고 했는데 내가 얼굴이 길어서 가르마가 없으면 더 길어보인다고 가르마를 사선으로 하였다.
앞에서 보면 내가 말한대로 대충 나왔는데 위에서 보면 가르마가 사선인게 좀 웃겨 보였다.
마음이 바뀌어 앞가르마로 한 뒤 옆으로 땋는 머리를 했는데 다시 보니 이전에 한게 또 나아보이는게 아닌가! OTL
그래서 다시 이전 머리로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내가 이전에 무슨 머리했는지 기억이 안난단다. 도움 안되는 사람들. 흑.
시어머니가 헤어 괜찮다고 하셔서 걍 땋은 머리로 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처음 한 머리는 정장에 어울리는 머리였을것 같고 내가 한 머리가 한복에 잘 어울렸던것 같았다.
스냅도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있는데 난 이미 돌사진도 거금 들여 찍어줬는데 뭔 스냅을 또 찍냐 싶어서 생략할까 했다.(돌사진 대신 스냅을 찍는 사람들도 꽤 많다. 그래서 돌잔치날 애한테 옷을 3~4벌씩 갈아입히고 부모도 정장/드레스, 한복으로 갈아입는다는... 당근 이 스냅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_-;;)
그러나 돌잔치날 부모인 우리가 카메라 들고 사진찍는 것도 우습고, 식사하시는 손님에게 부탁하는 것도 미안해서 까페에서 어떤 사람 후기보고 사진 전공하는 학생들을 불렀다.
요즘 엄마들이 아가 돌잔치 때 드레스를 많이 입는데 난 그게 매우 오바스러운 것 같아 보였다.
또 퓨전한복은 내 눈에 정신사나와 보였다.
드레스든 퓨전한복이든 대여비만 최소 10만원이던데 난 그 돈이 아까워서 걍 결혼할 때 받은 한복을 입었다.
감사하게도 한복집 하시는 시댁 큰고모께서 우리 내외 배자랑 쫑군 한복바지를 새로 맞춰 주셔서 이쁘게 잘 입었다. 그러나 이 옷을 또 입을 일이 없을 것 같아 좀 아깝긴하다.
돌잔치 치루고 나니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또 하고 싶지만 둘째를 낳더라도 돌잔치는 못할듯 싶다.
친정부모님조차 둘째 돌잔치는 민폐라는 얘기를 하시니.. 태어나지도 않은 둘째야 미안해~ ㅠ_ㅠ
자세한건 다음 본 편에...
WRITTEN BY
- 봄날병아리
지용, 지혜, 서현, 선하, 신혜의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