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서울 안에서만 놀았더니 쫑군이 오랫만에 멀리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하여 토요일 밤에 부랴부랴 정보를 찾아 본 뒤 일요일 6시에 일어나서 강원도로 향했다.
오늘 우리의 일정은 총 5가지. 첫째는 백석 폭포를 보는 것. 둘째는 레일 바이크를 타는 것. 레일 바이크는 50%는 인터넷 예약이고 50%는 현장 판매이기에 반반의 확률이지만 근처를 지나가기에 무작정 가보기로 하였다. 셋째는 화암 동굴 탐험. 넷째는 장전계곡(일명 이끼 폭포)를 보는 것. 다섯째는 흥정계곡에서 물놀이.
오늘의 첫번째 코스인 백석폭포.
전날 비가 많이 와서 폭포물이 상당히 많았다.
아름다운 서현양.
아빠와 다정히~
처음보는 계곡물. 신기한지 쪼그리고 앉았다.
백석 폭포 앞에서 우리 세 가족 인증샷! 서현이 표정이 좀 떨떠름하네. ㅎㅎ
이 날 햇빛이 따가울 정도로 날씨가 좋았는데, 전날까지만 해도 비가 억수로 많이 와서 그런지 백석폭포의 물줄기가 상당히 쌨다.
레일 바이크 하러 갔는데 주차장에 차가 많이 없어서 내심 기대했는데 매진이라고 해서 차를 돌려 나왔다.
레일바이크 코스가 1시간 넘게 걸린다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차라리 안하는게 나았다고 위안을 했다. -_-+
서현이가 아침을 안 먹으려 해서 차 안에서 우유랑 서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인 포도를 먹였다.
엄청 잘 먹더니만 갑자기 먹은걸 다 오바이트 해버렸다. ㅠ_ㅠ
서현이 옷과 내 옷에 토가 묻었는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어서 쫑군이 차를 세우고 계곡물에 옷을 빨았다.
다행히 쫑군이 수영한다고 비치수영복을 가져간게 있어서 지혜님은 그걸 입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폼이 안나서 나중엔 축축한 내 바지로 갈아입었다.
동굴 탐험할 때 서현이 추울까봐 옷을 챙겨간게 있어서 옷을 갈아입히고 점심을 먹었다.
동굴 입구에 있는 음식점 맛이 괜찮다는 인터넷 평을 보고 갔는데 대부분 단체손님에만 신경 쓰고 우리처럼 애기있는 손님은 오던말던 신경도 안써서 기분이 좀 상했다. 아무튼 맛없고 더러운 식당에서 서현이 사진.
화암동굴까지 모노레일을 편도로 운행하는데 1인당 5천원이다.
경사길이긴 하지만 500m만 가면 되는거라 우린(아니 지혜님은) 걸어가기로 결정하였다.
날씨가 덥고 경사가 은근 심해서 혼자 올라가기도 살짝 버거웠는데 쫑군은 서현이를 안고 카메라를 매고 가서 좀 더 힘들었을 거다. 미안.. 하지만 1만원 굳었잖니. ㅎㅎ
화암동굴 입구의 지도.
화암동굴은 원래 광산이었는데 안을 캐다보니 안에 종주석같은 동굴이 발견되어 관광코스로 개발되었다.
이런 식으로 광산 체험하는 곳도 있다. 사용법까지 친절하게 써있어서 기대했는데 실제로 벽을 뚫을 수는 없고 소리만 난다. -_-+
사람이 오면 센서가 인지하고는 설명과 함께 인형들이 금을 캐는 동작을 취한다.
하지만 주변은 실제 탄광이다.
안에는 사람이 판게 맞나 싶을 정도로 위로 아래로 구멍을 파 놓았다.
1930년대쯤에 만들었다는거 같던데 당시의 낙후된 기술로 이런 구멍을 팠다는게 놀라웠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
꽤 가파라서 손잡이를 잡아야 안심이 되는데 내부의 찬 기온 때문에 손잡이가 매우 차가웠다.
아래로 상당히 많이 내려가야해서 계단 만드느라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내려갔다. 계단 내려가는 것도 꽤 힘들었는데 이런 굴을 파는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다음으로 이끼계곡으로 향하였다. 전날까지 내린 비로 길이 일부 유실되어 차를 아래에 세워놓고 서현이를 안고 계곡으로 향하였다. 사진상으론 평지같아 보이지만 살짝 비탈길이다. (사진 보니 앞으론 귀여운척 하지 말아야지.)
지헤님은 쪼리 신고 애 안고 올라가는데 내려오는 사람들의 복장은 하나같이 큰 카메라 렌즈를 든 등산복 차림이었다. -_-; 얼마나 더 올라가야 되는지 궁금해서 쫑군이 먼저 뛰어 올라가봤는데 계곡 보호를 위해 펜스로 막아놨다고 한다. ㅠ_ㅠ 다른 사람들은 펜스를 타고 넘어 간다는데 우리는 애기도 있고 해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하늘이 스물스물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쫑군은 일단 계곡물에 발은 담가봐야 한다며 흥정계곡으로 향하였다. 흥정계곡 주변에 이쁜 펜션이 많았고 의외로 사람들도 많았다. 물도 꽤 깨끗하고 놀기 좋아보였는데 살짝 발을 담가보니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물도 꽤 불어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했다. 무엇보다도 서현이가 차에서 자고 있었기에 자리를 오래 비울수가 없었다. 다음에 여기 펜션에 놀러오자고 약속하고 집으로 가려고 보니 3년 전 겨울에 근처 펜션에서 묵었던 것이 아닌가! 겨울에 눈이 쌓여서 계곡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여름에 보니 완전 달라 보였다. ㅎㅎ
집으로 가면서 저녁을 무얼 먹을까 고민했다. 쫑군이 장어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가는 길에 꽤 규모가 큰 식당이 있는데 주차장에 차가 상당히 많았다. 셀프 한우집이라는 팻말과 손님이 많은 것에 이끌려 즉흥적으로 횡성 한우를 먹기로 하였다. 정육점에서 그날 잡은 A++등급의 한우를 샀다.
두 종류를 샀는데 가격이 진짜 싼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기값만 4만원이 넘었다.
고기 구경하는 서현이.
정육점과 연결된 식당에서 1인당 3천원을 내고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지금까지 먹은 한우 중에 제일 부드럽고 맛있었다.
육즙이 장난 아니었다.
그런데 쫑군이 고기를 너무 살짝 익혀서 지혜님은 조금 비렸다. 쫑군은 고기 먹을 줄 모른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덜 익혔다. 사진상으론 그렇게 안보이지만 실제론 핏물이...
밥도 맛있었고 냉면은 진짜 맛있었다. 하지만 서현이가 잠시도 가만 안있고 돌아다녀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구분이 안되었다. 편안히 앉아서 음미하며 먹었으면 진짜 맛있었을텐데 허겁지겁 먹은게 좀 아쉽다. 또 고기값 외에 모든 것을 다 돈을 내야 해서(밥과 된장찌개도 따로 돈을 내야 함) 둘이서 6만원 가까이 돈 들은거 생각하면 그렇게 싸지는 않다. 고기를 사올까 하다가 안샀는데 서울 와서 마트에 가니 고기를 사올껄 하고 뒤늦게 후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