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2014. 4. 12
전날 마이산 여행 후 무주리조트에 와서 하룻밤 잤다.
늦잠 자고 일어나 곤돌라를 타고 덕유산 정상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게 아닌가!
안개가 자욱하게 껴서 올라가도 보일게 없을거 같아 일정을 바꿔야 했다.
나는 예전부터 전주 한옥마을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쫑군은 전혀 내켜하지 않았다.
내가 어차피 서울 올라가는 길이고 전라도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는 아쉬우니 전주한옥마을에 가자고 졸라서 드디어 가게 되었다.
아침 11시 전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은 이미 만차이고 도로에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무슨 축제도 아니고 그냥 토요일 오전일 뿐인데 엄청난 주차난에 깜짝 놀랐다.
우리는 한옥마을 메인거리와 한참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찻길에서 한옥마을을 바라다 보았는데 쫑군이 너무 아름답다고 감탄하였다.
쫑군은 한옥마을이 민속촌같은데인줄 알고 가기 싫었는데 막상 와보니 전혀 그런 곳이 아니었다고 잘 왔다고 기뻐했다.
전주향교.
나는 몰랐는데 쫑군이 방명록도 적었네? ^^
단아한 한옥 담장 앞에서.
서현이는 민들레 꽃씨 불기에 심취하였다.
선하는 나무가지 하나 들고 여기저기 들쑤시다가 뭘 봤는지 놀란 얼굴로 뛰어오네. ㅎㅎ(어제는 화단에 들어가려다 오래된 담배꽁초에 깜짝 놀라 소리지르며 나오더군)
꽃보다 서현.
오래된 간판도 일부러 교체하지 않고 두는것 같다.
선하는 요즘 꽃에 꽂혔다.
꽃만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향기를 맡거나 마구 뜯어버린다. -_-;;
멋진 한옥인데 놀랍게도 게스트하우스이다.
서현이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시냇물 주변을 뛰어다니다가 물에 발이 빠져 신발이 흠뻑 젖어버렸다.
'으이그!'하고 화내려다가 주변에 사람이 많아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본인이 불쾌한거지 내가 화낼일은 아닌것 같아 화를 참고 그냥 웃었는데 잘 한 것 같다.
쫑군이 매우 마음에 들어한 커피숍.
정원이 아름답다고 꼭 야외에서 커피를 마시겠다는 일념으로 나중에 찾아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결국 포기했다.
다행히 선하가 여기 꽃들은 마구 뜯어버리진 않았다.
쫑군이 찍어놓고 박장대소한 사진.
이상하게 서현이는 예쁜 사진만 올리고 싶고 선하는 웃긴 사진만 올리고 싶다. -_-+
그래도 선하의 살아있는 표정이 마음에 든다.
모든 가게들을 꽤 예쁘장하게 꾸며놨다.
하지만 너무 상업적인 가게들이다보니 좀 질리는 면이 있었다.
이곳은 풍년제과.
초코파이가 유명하다는 얘기에 한 번 먹어보고싶었는데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다.
쫑군은 단 음식을 싫어하는데다가 사람까지 많으니 질색을 하더군. 쩝.
우연히 들른 도너츠집, 자작나무 숲.
대부분의 도너츠가 1~2천원정도인데 퀄리티가 매우 좋았다.
쫑군이 먹어보더니 맛있는데 사람까지 없다고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집에 가기 전에 또 사러 온다고 해놓고는 잊어버려서 매우 원통해했다.
실은 난 기억하고 있었는데 차를 주차시켜놓은 곳과 정반대방향이라 아무 말 안했더니 쫑군이 날 원망하더군. -_-+
몇 백살 먹은 커다란 은행나무.
그 앞의 얇은 나무는 이 은행나무의 자식이란다.
서현이 눈에는 민들레 꽃씨만 보이나 보다.
그나저나 선하는 시골아이 코스프레 중이다.
머리는 산발에 촌스럽고 헐렁한 바지, 어울리지 않는 구두 코디까지!!! -_-;;
(그래도 바지는 미국에서 직구한거고 구두는 백화점 브랜드인데 이 조합이 참... ㅠ_ㅠ)
서현이 사진이 웃긴다.
전주한옥마을 안쪽에는 어릴 적 보던 동네 풍경이 보인다.
한옥모양을 한 호두과자.
개당 5백원인데 하나를 시식해보라며 주더군. 인심이 장난 아니네~
팥 안먹는 쫑군도 맛있다고 해서 사 먹었다.(역시나 애들은 안먹더군. 쩝)
담장에 꽃 모양으로 꾸며놨다.
서현이 머리 묶어주는데 쫑군이 "배!"를 외치길래 반사적으로 힘을 줬더니 쫑군 표현으로는 배가 훅~ 들어갔댄다. ^^;
이제 한옥마을 길건너에 있는 자만벽화마을에 갔다.
서현이에게 물고기랑 뽀뽀하라고 시켜봤다.
서현이 자세가 마음에 안들어 내가 시범을 보인다고 했는데 이런 몹쓸 사진이... -_-;;
(쫑군이 각도를 잘못 잡은거라고 믿겠다!)
선하에게 고양이 손 잡아 주라고 하니 척 잡는다.
선하는 고양이를 껴안아주며 그 앞을 떠나질 않으려 했다. ^^;
쫑군 사진이 너무 없는거 같아 한 컷~
국내 1박 2일 여행이라고 짐을 너무 대충 챙겼더니 쫑군 면도기를 안챙겼다. ^^;
쌩뚱맞게 집에서 타조를 키운다.
이 집의 토실토실하고 순한 강아지가 선하에게 같이 놀자고 뛰어왔는데 선하가 기겁을 하며 소리지르며 울었다. ㅋㅋㅋ
서울에도 벽화마을이 몇 군데 있는데(공통점은 모두 달동네라는거. -_-;) 이 곳은 벽화를 딱히 잘 그린건 아니지만 벽화의 양이 많아 사람들이 모이는것 같다.
게다가 실물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오는듯.
선하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벽에 대고 뽀뽀한다.
서현이 손 위에 앉은 새.
선하에게는 미안하지만 서현이가 훨씬 더 간지난다.
서현이가 사진 찍는데 선하가 무단침입.
선하 : 나도 좀 찍어줘요~
만화 속 지하철을 같이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네.
한 폐가 창문에서 고양이가 삐죽 고개를 내밀었는데, 지나가는 커플 중 남자가 그림이라고 하더니 실제 고양이인걸 알고는 깜짝 놀라더군. ㅋㅋㅋ
다시 한옥마을로 돌아왔다.
얼핏보면 낡은 담벼락인데 자세히 보면 연놀이가 부조되어 있다.
멋스런 부조덕에 근사한 담벼락이 되었다. ^^
늦은 점심으로 떡갈비를 먹고 싶었는데 쫑군이 사람 많은 곳은 싫다고 하였다.(사람 많은 곳이 맛집이겠지만 줄이 길어도 너무 길다. ㅠ_ㅠ)
'삼백집'은 콩나물국밥과 비빕밥을 파는 곳인데 아침에만 해도 대기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는데 점심 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에는 줄이 짧길래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상상도 못할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앉으려는 자리 뒤에서 누군가 일어나 손짓하는데 우리한테 하는거라곤 상상도 못하고 그냥 앉으려는데 서현이가 뒤로 가는게 아닌가.
뭔가 싶어 뒤를 돌아보니 선하 어린이집 선생님 3분이 똭~!
근데 이 사진 무슨 음식점 광고사진같아. ㅋㅋㅋ
좌 하주희, 우 강애진.
둘 다 서현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선생님들이시다.(내리사랑이라고 선하도 엄청 예뻐해주신다. ^^)
특히나 강쌤은 지금 선하 담임쌤인데, 선하가 유모차에서 낮잠자는 중이라 얼굴 못본걸 두고두고 아쉬워하셨다. ㅎㅎ
한옥마을에는 기마대가 있다.
진짜 경찰이 말 타고 한 바퀴 도는 쑈(?)도 하는 듯.(왜냐면 말 탄 경찰아저씨가 막 손 흔들어주셨다. ^^;)
우리가 주차한 곳과 멀지 않으면서 괜찮은 커피숍을 찾아갔다.
그나마 실내는 만석이라 야외에 앉았다.
서현이가 이렇게 기뻐하는 이유는?
바로 약을 먹기 때문이다.
서현이는 매우 건강체질이라 감기도 잘 안걸려 병원에 갈 일이 없다.
그런데 몇 달 째 서현이가 감기는 아닌데 자꾸 코를 훌쩍여서 병원에 가보니 알러지약을 처방해주었다.
서현이는 항상 선하가 약먹는걸 부러워만 하다가 자기도 먹게 되어 매우 기뻐하였다.
선하는 이곳에서 밀어내기 한 판도 하였다.
선하의 느낌있는 셀카~
이제 집으로 가는 길.
쫑군이 서현이 업고 민들레 꽃씨 부는건 설정샷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