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1일
2013. 9. 24~29
4박 6일간의 발리 여행.
작년 초겨울에 코타키나발루로 늦은 여름휴가를 간 것이 쫑군은 너무 좋았단다.
올해도 늦게 휴가가는 것으로 알아보라는 주문이 내려져서 어디로 갈까 고민을 많이 했다.
선하 때문에 일단 휴양지로 가기로 결정한 뒤 오랜 고심 끝에 발리로 결정했다.
발리는 10월 말부터 우기가 시작된다고 해서 그 전에 여행을 가야 하는데 10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APEC 기간이라 호텔 예약이 불가능한 곳도 있었다.
또 호텔들이 9월 16일부터 비수기 요금이길래 추석 직후에 여행을 가기로 했다. ^^;
우리나라 국적기는 비싸기도 하거니와 밤비행기라 가루다 항공으로 예약했다.
발리에는 무수히 많은 리조트가 있어서 어디로 가나 고민하고 약간의 뻘짓 끝에 작년 말에 새로 생긴 물리아 리조트로 예약했다.
물리아에 대한 얘기는 좀 이따가 다시...
가루다 항공 11시 5분 비행기라 아침에 허브라운지에서 아침을 먹었다.
씨티카드가 11월부터는 라운지 이용이 없어져서(ㅠ_ㅠ) 마지막으로 카드를 활용했다.
어차피 서현이는 돈을 내야 하는데, 작년에 아시아나 라운지 갔는데 먹을게 너무 없어서 분위기는 좀 덜 좋지만 먹을게 더 많은 허브라운지로 갔다.
후기와 달리 허브라운지도 그저그랬는데 쫑군은 무척 좋아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좋더군. ^^
외국항공사라 출발지로 가려면 셔틀트레인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느라 아직 눈이 부은 서현이~
발리여행이 결정된 뒤부터 여기저기에 발리간다고 노래를 불렀다지~ ㅎㅎ
추석 때 사촌언니가 멋진 모자를 쓰고 있는것이 부러웠던 서현이가 모자를 사달라고 해서 쫑군이 사줬다.
서현이가 저 모자에 꽂혀서 다른건 안하겠다고 했다는데, 뭐 잘 고른것 같다.
다만 깜빡하고 서현이 썬글라스를 차에 두고 안가져 가서 좀 불편했다. ㅠ_ㅠ
맨 앞자리를 받았는데 비수기라 그런지 비행기가 다 차진 않았다.
자리가 2-4-2 였는데 쫑군이랑 서현이가 창가에 앉고 나랑 선하는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선하가 잠시도 가만히 안있어서 내가 너무 힘들어 잠시 쫑군이랑 자리를 바꿨는데 그새 선하가 잠들었다.
쫑군은 자기가 선하를 재웠다며 이렇게 순한 애를 가지고 힘들어 한다고 또 유세부리더군. -_-+
인형처럼 자는 선하.
쫑군 말로는 노숙자 같단다. -_-+
그러고보니 담요색이 좀 구려서 그렇게 보이기도... ^^;
발리까지는 약 7시간 정도 걸린다.
그래서 태블릿으로 심심함을 달래는 중~
잠에서 깬 선하가 돌아다니려고 해서 서현이 옆에 앉혀줬다.
드디어 발리공항에 도착해서 짐 찾는 중.
비수기라 그런지 후기와 달리 공항을 빨리 빠져나왔다.
공항택시 타는게 저렴하고 빠르다고 하는데 공항택시 타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모두 여행사나 호텔에 픽업신청해서 가는건지 궁금했다.
막대사탕 들고 엣지있게 서있는 선하.
물리아 리조트는 작년 말에 새로 생긴 곳이다.
기존에 발리 누사두아 지역에서 가장 좋은 호텔은 세인트 레지스였는데, 바로 옆에 세인트 레지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호텔로 지어진 것이 물리아다.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더니 진짜 크기가 장난 아니고 바닥은 모두 대리석으로 이루어져있다.(자동차가 다니는 로비 앞 바닥조차 대리석이다)
사진의 오른쪽 밑이 체크인 하는 쫑군.
선하는 자주 바닥에 엎드린다.
90%는 울 때, 10%는 말 안듣고 장난칠 때. -_-+
물리아는 물리아리조트, 더 물리아, 물리아 빌라로 이루어져있는데, 리조트가 가장 저렴하다.
그나마 3+1박 프로모션 기간이라 우리는 3박 가격에 4박을 머물렀다.
물리아 리조트에서도 가장 저렴한 방이 1박에 280불인데, 웃긴게 물리아는 어른 2명에 동반 아동 1명만 가능하단다.
우리처럼 아이를 2명 데려가려면 1박에 425불하는 방을 예약해야한단다. 우쒸!
분노한 나는 쫑군에게 당장 물리아로 문의 메일 보내라고 압박해서 결국 선하는 공짜, 서현이는 1박에 72불을 내는 조건으로 저렴한 방을 이용할 수 있었다. ㅠ_ㅠ
어차피 선하는 24개월 미만인데 서현이를 돈 내야 하다니 슬펐지만, 우리처럼 따로 리조트에 메일보내 허가 받는 경우가 없었기에 위안을 삼았다. 쩝.
3층과 7층 방 중 어디를 고르겠냐고 해서 3층 방으로 했더니 나중에 문제가 생겼다.
그 얘기는 다음에...
룸은 보라카이에서 머문 디스커버리 쇼어즈 호텔이 더 좋았다.
하지만 물리아는 침구가 장난 아니게 좋았다.
이전에 경험해본 구스다운이 아니라, 가벼우면서 톡톡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일단 짐을 풀고 저녁밥을 먹으러 나왔다.
발리 콜렉션은 여러 상점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데 셔틀이 다닌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셔틀 시간이 지났는데도 셔틀이 안와서 걱정했는데 알고보니 발리의 교통 상황이 장난아니게 막혀서 그런 것이었다.
예상 외로 발리컬렉션이 커서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인도네시안 요리를 하는 곳으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기에 쫑군이 좋아보인다고 선택한 레스토랑.
내 입에 음식맛은 별로였는데, 시장이 반찬이었던 쫑군은 너무너무 맛있다고 하더군. -_-+
생각 보다 음식 양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이 날 선하는 하루종일 밥은 안먹고, 비상용으로 가져간 사탕과 젤리로 연명했다. -_-+
폭신한 침구에 싸인 서현이.
우리 방이 3층이고 건물뷰라는건 알고있었지만 바로 베란다 뷰가 이런것이었다. -_-+
결국 쫑군이 다음 날 아침에 항의해서 방을 바꿨는데, 이것도 다음에 다시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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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발리 2일 아침이다.
핸드폰 알람 소리에 깬 쫑군이 혼자 호텔 주변을 산책하였다.
발리의 바다는 볼품없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다.
여명이 밝아오는구나.
아침 일찍 직원들이 모래사장으로 밀려온 해초를 치우고 모래를 정돈하였다.
나는 여행 내내 잠 자느라 발리의 아침은 사진으로만 보는구나. ^^;
쫑군은 리조트 주변을 탐색한 뒤 데스크로 가서 방을 바꿔달라고 말하며 구체적인 조건을 걸어 더 만족스러 방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더 카페'라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었다.
이곳은 디너 뷔페가 유명해서 외부에서도 많이 온다는데, 조식이 보통이길래 우린 결국 디너는 안먹어봤다. ^^;
레스토랑 안쪽은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한데 쫑군이 바다가 보이는 밖에서 먹자고 해서 밖에 자리를 잡았다.
여행 왔으니 이런 것도 기념으로 찍어줘야지~
그래도 dslr은 부끄럽다고 작은 디카를 가져가서 찍었다. ㅋㅋ
의외로 일식코너가 큰데 서현이는 특히 연어회에 꽂혀서 여행 내내 아침은 연어만 먹었다. ^^;
여전히 밥 안먹고 돌아다니거나 바닥에 드러눕기만 한 선하. -_-+